

영화 『역린』속의 책가도 병풍, 그리고 조선왕릉
『역린』이란 영화를 보면, 미남 배우 현빈의 역을 맡고 있는 정조의 어좌 뒤에 책거리병풍이 펼쳐져 있다. 원래 일월오봉도를 두는 것이 관례인데, 의외로 책이 가득한 책거리병풍이 보인 것이다. 책거리란 책을 비롯한 관련된 여러 가지 물품을 그린 그림으로, 특히 서가[책가]에 책을 꽂은 책거리는 '책가도(冊架圖)’라 부른다. 기록에는 정조가 만들었다고 하는데, 아무리 그림을 잘 그린 정조라 하더라도 병풍 하나 제작하는데 몇 개월이 소요되는 일인지라 당시 상황이 직접 그릴 만큼 여유롭지 않았을 테고 당시 책거리로 유명하고 정조가 가장 아끼는 화원인 김홍도가 그렸을 가능성이 높다. 즉, "정조의 기획과 김홍도의 창작" 정도로 새기면 무난할 것이다. 그런데 아쉽게도 지금 그 그림은 전하지 않는다. 왜 정조가 일월오봉도 대신 책거리를 설치했을까? 그것은 한마디로 말한다면, “군사(君師)”다. 임금은 정치가이면서 스승이어야 한다는 뜻이다. 정치적으로 백성을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