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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디셀러리뷰> 창업국가(start-up nation) -모닝선데이-

‘이스라엘’ 하면 흔히 ‘중동 분쟁의 화약고’ ‘기독교 성지’ ‘똑똑한 유대인’을 떠올리는 것이 전부이지만, 알고 보면 이스라엘은 우리와 닮은 점이 많은 나라이다. 두 나라 모두 1948년에 건국되었고, 자원이 부족하며, 주변국의 위협으로 안보가 불안정하다는 점에서다. 그러다 보니 인적 자원과 교육을 중시하고 과학기술 강국으로 일어서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런데 이스라엘은 좀 더 특별한 국가이다. 전쟁의 포화가 가시지 않았는데도 구글, MS, 인텔 등 세계 굴지의 기업들과 워런 버핏과 같은 세계적인 투자자가 이스라엘에 투자하기 위해 몰려들고 있다. 왜 그럴까?

지금 이스라엘은 첨단과학 기술을 바탕으로 ‘21세기형 선진국’으로 세계 경제의 중심에 우뚝 서고 있다. 그 바탕에는 창의성을 강조하는 교육, 과학기술에 대한 끊임없는 도전, 생산적인 군대 시스템 그리고 혁신적인 벤처창업 문화가 있다.

이렇게 도전 정신이 살아 있으며 실제로도 하이테크 벤처의 천국을 이뤄가고 있는 이스라엘을 가리켜 ‘스타트업 네이션(start-up nation)’, 즉 창업국가라는 별칭을 붙이기도 한다.

‘창업국가’(START UP NATION), 부제 ‘21세기 이스라엘 경제기적의 비밀'의 著者 ‘댄 세노르’와 ‘사울 싱어’는 100여 명의 미국 및 이스라엘 정치인, 기업인, 군인, 일반인 등과의 심층 인터뷰와 경제학 및 사회문화적 분석을 통해 이스라엘이 어떻게 21세기 경제 대국이 되었는지를 상세하게 분석했다.

그러나 단순히 첨단과학 기술 성과에만 주목하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발전을 가능하게 했던 이스라엘 정치, 경제, 문화, 역사, 군사 등을 다각적으로 살펴본 종합 분석서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에서 베스트셀러를 기록한 것은 물론이고, 이스라엘을 배우려는 세계 각국에서 이 책이 번역되었다.

□ 세부 내용

▽ 이스라엘의 지식경제를 총 지휘하는 OCS

자원이 부족한 이스라엘은 가진 것이 잘 교육된 인간의 두뇌가 거의 전부이다. 이들의 지식을 잘 활용하여 경제적 부가가치를 높이는 방법 외에 다른 방도가 없다는 것을 전제로 모든 사회구조가 설계되어 있는 것이다.

따라서 부총리가 모든 기능을 하나의 부처에서 종합 관리한다. 아울러 부총리실 산하에 최고의 과학기술집단인 OCS(Office of Chief Scientist)를 두어 거기에서 지식 산업육성 정책을 발굴하고 있다.

60년대까지만 해도 이스라엘은 농업 국가였으나 사막을 배경으로 출발한 농업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70년대 초에 OCS를 만들어 해수의 담수화 기술을 집중적으로 육성하여 이미 세계 특허를 장악했고, 80년대에는 중동에서 촉발된 오일 쇼크에 대비하여 원자력 발전에 필요한 안전 기술을 미리 확보해 놓았으며, 90년대에는 벤처 창업을 장려하여 세계적인 지식산업을 장악하게 되었다.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수주되어 건설중인 해수의 담수화 플랜테이션, 원자력 발전소, 인터넷 상거래 사이트 등에서 이들의 특허를 이용하지 않으면 사업이 불가능할 정도로 그들의 역할은 우리의 상상을 넘어선다.

▽ 어느 대학출신 아닌 어느 부대출신이냐?

이스라엘에서는 징병연령이 되기 1년 전(고 2)부터 남녀 모두 신병모집센터에 출석하여 적성, 능력, 심리, 인터뷰, 신체검사를 받도록 되어 있다. 모든 검사가 끝나고 나면 신체 점수와 심리점수에 등급이 매겨지며 개인 인터뷰에서 어느 부대에 지원할 수 있는지 선택지가 주어진다.

신체, 학습능력, 성격 등 모든 면에서 요구 조건을 충족시키는 후보들에게는 엘리트 유닛(부대)에 들어가기 위한 추가 시험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8200부대의 경우 최초 4000여명이 지원하여 이 과정에서 400명으로 압축된다.

이들은 또다시 6개월간의 간헐적 테스트를 통해 최종 20명이 선발된다. 이 부대는 특별히 20개월의 훈련을 마치고 최고의 과학 기술 교육을 통해 전문가로 육성된다.

그러나 이보다 한 차원 높은 ‘탈피오트’라는 부대가 있다. 이 부대는 성경에 나오는 탑을 의미하는데 이 용어는 ‘성취의 정점’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 부대는 들어가기가 가장 어렵고 또한 모든 부대 중 가장 훈련 기간이 긴 (41개월)유닛이며 여기에 참여하는 병사들은 6년 동안의 군복무를 해야 하기 때문에 최소한 9년을 군대에서 보내게 되는 셈이다.

1973년 욤키퍼전쟁의 참담한 실패로부터 출발한 이 부대는 당시 참모총장이었던 라파엘 에이탄이 제안하여 이스라엘의 가장 뛰어난 인재들을 모아 그들에게 대학과 군대가 제공 할 수 있는 가장 집중적이고 밀도 있는 기술 훈련을 시키고 있다.

탈피오트 생도들은 1년 안에 수학, 물리 과묵의 대학 정규과정을 마치게 하고 전략적 전술적 요구사항을 끊임없이 제공하여 여러 분야를 넘나들며 스스로 해결토록 하는 훈련을 받도록 한다. 탈피오트 프로그램은 국방연구소에서 관리하는데 초 엘리트 교육으로 이 과정을 이수하면 탈피온이라는 명예를 부여 받는다.

이 명예는 군에서는 물론 제대 후 민간인 사회에서도 초엘리트로 인정된다. 지금까지 30년 동안 배출한 700여명의 탈피온들은 이스라엘 최고의 대학 교수이거나 가장 성공적인 기업의 창업자가 되어 사회에 환원되고 있다.

▽ 국가보다 먼저 설립된 대학들

이스라엘은 현재 8개의 대학교와 27개의 단과 대학을 가지고 있으며 그 중 4개 대학교는 세계 최고대학 150개 안에 들어가 있고 나머지는 아시아 최고 대학 100위 안에 포진해 있다. 1959년부터 바이츠만 연구소는 히브리말로 지식을 의미하는 ‘예다’라는 조직을 만들어 연구 결과를 시장성 있는 상품으로 만들기 시작하였다. 2001년부터 2004년 까지 이 연구소는 특허권 사용료만 2억 달러 이상을 모았다.

예다가 만들어지고 수년 후에 히브리 대학도 자체 기술 전수회사인 ‘이숨’(히브리어로 실행을 의미)을 설립하여 매년 10억 달러를 벌어들이고 있으며 현재 특허 5500건과 1600개의 신발명을 가지고 있다.

그들이 개발한 기술들은 존슨 엔 존슨, 아이비엠, 인텔, 네슬레 외 많은 다국적 기업들에 팔렸다. 이숨은 전 세계 생명공학 특허분야에서 미국의 11개 대학에 이은 12위를 차지했고 텔아비브 대학은 25위를 차지했다.

이스라엘인들은 매우 기업가적인 기질을 타고 났으며 민족이나 서열구조에 얽매이지 않는 사회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구소련의 붕괴로 인해 소련의 과학자들의 대량 유입은 80만명의 인구 증가와 그들의 과학적 재능을 하나도 헛되이 소모하지 않고 활용함으로써 지금 세계적 소프트웨어의 강국이 될 수 있게 하였다.

물론 이스라엘에서도 혁신기술을 근간으로 한 창업이 쉬운 일은 아니다. 이들에게도 성공이 가장 최선이지만 설령 실패한다 해도 그것은 치부가 아니라 오히려 자신의 이력에 보탬이 되는 더 없이 소중한 경험 하나가 쌓이게 되는 셈이다. 이 같은 사회적 격려의 문화가 이들을 더욱 창의 혁신으로 몰아가는 저력인 것이다.

■ 지은이는

◆ 댄 세노르 (Dan Senor)

美 정부 외교자문위에서 중동지역 전문위원으로 활동하며 이 지역의 정치, 정책 및 사업에 관한 자문을 해오고 있다. 특히 이라크에 가장 오랜 기간 머문 미국 관리로 인정받아 국방성으로부터 최고 명예 훈장을 받았다. 그는 이스라엘에서 공부하고 하버드 경영대학을 졸업했으며 아랍세계를 여행했다.

주로 이스라엘과 미국의 벤처기업에 투자해오고 있으며 최근에는 뉴욕에 거점을 둔 글로벌 벤처 투자 펀드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그의 투자 분석 자료는 <월스트리트 저널> <뉴욕타임즈> <워싱턴 포스트> <위클리 스탠다드> 그리고 <타임> 등에 자주 인용되고 있다. 현재 뉴욕에서 두 아들과 부인과 함께 거주하고 있다.

◆ 사울 싱어(Saul Singer)

<예루살렘 포스트>의 사설을 맡았고 현재는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으며, <월스트리트 저널> <코멘터리> <모먼트> 그리고 <워싱턴 포스트>의 인터내셔널 블로그 등에도 기고하고 있다.

역사학자 마이클 오렌은 그의 책 ⟪지하드의 등장-이스라엘의 고난과 9/11 이후의 세계⟫를 중동 전문가나 비전문가 모두 꼭 읽어야 할 책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1994년 이스라엘로 이주하기 전까지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와 상원 금융위원회에서 자문 역을 맡아 일해 왔다. 현재는 예루살렘에서 부인과 세 딸과 함께 살고 있다. 두 저자의 웹사이트는 www.startupnationbook.com이다

▲ 옮긴이 윤종록

現 미래창조과학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장, 미래창조과학부 2차관 역임. 1980년 기술고등고시에 합격하여 정부와 KT에서 우리나라 통신망 현대화를 직접 기획하고 집행했다.

미국 뉴저지에 있는 ‘벨연구소’의 특임연구원으로 활동하며 디지털 의료지원, 디지털 환경관리, 디지털 고령화 대책을 연구한 바 있으며, 스페인에 본부를 둔 세계미래트렌드포럼(Future Trend Forum) 회원을 지내고 연세대학교 연구교수를 거쳤다.

2005년에는 ‘에후드 올메르트’ 전 이스라엘 수상과의 인연으로 현지를 방문하면서 자원이 없는 나라의 국가경영이라는 새로운 화두를 접하였다. 이후 ‘창업국가’를 번역하는 동안 이스라엘의 주요 지도자들과 네트워크를 넓히며 ‘창조경제’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21세기 우리 경제의 과제로 자리매김하는데 일조하였다.

2015.6.16 모닝선데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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